사하라 이야기-세번째
 
작성일 : 13-02-08 17:07
지옥의 자동차경주 사하라일기15일
 글쓴이 : 최종림
조회 : 4,947  
사하라속의 바다와 섬들.....달리는 차 주위 멀리 나타나는 신기루는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지옥의 자동차경주
사하라일기15일
 Speclal-stage.가오-톰북투 418km 사막먼지 총주파8,795km.
 
새벽5시 기상.몹시 일어나기가 힘들다.
체중이 많이 빠졌다.옷을 입을때 표시가 날 정도다.
33.40km.앞서 가던 한 대의 차가 또 굴렀다.
 
출발지에서 머지 않은 곳이라 Speed Emergency가 즉시에 투입돼 벌써
선수구조가 이루어 지고 있었다.
 
시속 180km는 족히 낼 수있었을 텐데,파일럿이 많이 다쳤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생명 놀음을 하고 있다.싫다!
 
구기운동 경기는 선수가 실수하면 공을 놓치고,투기 경기에서는
얻어맞거나 넘어지지만,스피드경기 그것도 이 메카니즘 경주는
실수하면 인생이 걸린다.
 
벌써 낙오한 팀들의 숫자가 대단하다.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 앞을 1월 1일 출발한 400여대의 4륜,6륜차 중
오늘 아침 출발한 차는 160여대 밖에 안 되었다.
 
그리고 160대의 2륜 모터는 60여대 밖에 코스에 남지 않았다.
 
여유만만하고,기개충천하던 잘 생기고 정겹던 그 친구들...
어디로 갔나,많이 없어졌다.아뿔사...
 
너무나 많은 사고와 72시간 경과 퇴장차들로 인하여 대회본부측의
각별한 주의를 출발전에 받았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주자들의 피와 고배의 눈물을 보아 왔던가...!
매일 매일이 광분한 집단 히스테리속에 정신없이 치뤄지고 있는
속도의 이 매정한 카니발은 죽음으로 가는 지옥의 입구같다.
 
93km.강 건너 니제르의 마을이,어제 건너온 이편 말리의 마을과
평화롭게 마주하고 나룻배가 오가고 있다.
 
이웃처럼 사는 두만강변 마을들도 저리 평화로웠음 좋겠다.
흙으로 된 작은 보루도 보이는 예쁜 꽃도 핀 조용한 마을이었다.
 
137km.지금 우리 앞은 먼지 일식이다.줄줄이 앞서가는 차들이 일어킨
먼지가 대지위로 피어 올라 노오란 태양을 맨눈으로 쳐다보며
달려 가고 있다.노오란 먼지가 차 안에 가득히 떠다니고, 나는 그걸
속절없이 마시고 있다.그걸 모르는 듯 마셔대는 시모나도 불쌍하다.
 
가장 많은 사고가 이 먼지로 인해 일어났다.시계 10m-20m로
열렸다 닫혔다하는 곳을 현기증나는 속도로, 좌우로 피해가는 우리는
아무리 경주에 노련한 선수도 크레파스와 라디에(마른강 층간)에
걸려 들기 마련이고 먼지에 가려졌던 앞 주자차를 추돌하기도 종종한다.
 
달리지 않으면 안되는 카레이서가 경기 외적으로 감당해 내야하는
어이없는 이것은 파리다카르 경주에서만의 또 다른 위험요소이다.
 
정오. 끝없는 모래밭위를 가는 길이가 족히 500m나 됨직한 긴 카라반을
만났다.긴 대열, 사막에 있는듯 마는듯 소리없이 조용한,멈춘듯 가는듯한
낙타들의 순한 그 모습이 소름같은 경외감이 들었다.
 
길게 내민 목 끝에 바가지만한 작은 머리를 메달고 하염없이 걷고 있는
저들은 속절없이 사막을 닮았다.
 
이 절박한 곳에서 저것들이라도 생명으로 없었으면 이 사하라가 얼마나
삭막했을 뻔 했을까 싶다.
깊은 모래위를 죽는 소리를 내며 굴러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어딘가
비열하고 부끄럽기까지하여 미안함 크다.
 
소리없는 낙타 대상을 멀리 떠나 보내고 나니 그 반대편에
섬이 나타났다.모래 사장이 끝나는 너머 번들거리는 푸른 바다가
나타나고 짙은 나무숲까지 우거진 크고 작은 섬이 나타났다 서서히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 가고, 또 다른 모양의 섬이 떠왔다.
 
이십분 후 차가 30도 서쪽으로 변경. 본격적으로 신기루가 나타난
방향으로 달려 나갔다.
 
가도 가도...바다가 나타날 리없는 그곳엔 사막, 사막뿐,
넓고 험난한 어찌 할 수 없는 삭막함의 연속이다.
몸에 미열이 있다....갑짜기 외로워진다.
타는 사막앞...저 풍성한 바다와 섬들이 나를 일없이 불안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