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랠리
슬픈 황금해안길을 따라...
맑음,파도 파도...
83km. 긴 긴파도가 줄지어 밀려오고 있다.
밀려오는 파도의 길이가 시야에 다 들어 오지 않아 그 길이가 가늠되지
않는다.
적당히 젖은 굳은 모래밭을 택하여 마음껏 달리는 차들의 속도가 가관이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긴 모래 해안이 끝나고 다시 초원으로 들어 섰다.
이곳에서 이 대회의 이변이 일어나고 말았다.
마을을 지나 초원으로에서 흩어지기 시작한 경주차들이 대부분 로드북의
지시를 다른 지형으로 오인을 하고 앞서 간 차들의 자국을 따라 가버렸다.
항법사가 지형을 로드북 지시대로 잘 읽고도,앞차들이 지나간 방향이
다른 곳으로 나 있으면 마음에 갈등이 생긴다. 그러나 그 갈등도 잠시 대부분
차들은 잘 못간 다수 차들의 바퀴 자국을 무시하지 못하고 그리로 따라 가버린다.
오늘 1등 출발한 스웨덴 선수 바타넨부터 잘 못된 방향으로 가기 시작해
2위,3위....줄줄이 그 방향으로 갔고 뒷차들 모두 잘못된 바퀴 자국을
바보처럼 뒤 따르고 말았다.
바보들의 행진이란 말이 정말 이 곳에 쓰여야 할 듯하다.
다행이 그중에 몇명이 그 군중 심리에 끌려가지 않고 자신들의 항법을 믿고
방향을 바로 잡아 갔다.
그 주자들은 이미 다른 곳에서 길을 잃고 돌아 다니다 많은 차가 잘 못간
그 피스트 자국을 보지 못한 행운의 바보들이었다.
그 중의 하나가 시모나와 나였다. 오후 4시 전후로 1위 주자가 들어와야 할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무도 들어 오지 않았고 오후 5시37분에 도착한
우리들 주위에 평소 보다 신기할 정도로 한가하기 까지 했다.
대회 본부 인원과 이미도착한 20여대의 차뿐이 아닌가?
그날은 일찍 들어와 참으로 기분좋은 모처럼의 여유시간을 즐겼다.
밤새 길을 잃었다 도착하는 놈들의 몰골들을 구경하며 침을 골깍 꼴깍 삼키며
불 난 구경하는 아이같이 좋아하는 바보스런 내 모습이란...ㅉㅉㅉ.
지는 거의 매일밤을 저리 죽을똥 살똥 당해 와 놓고 말이다.
331km. 아뿔사! 이 대회 2륜 모터 부분에서 계속 1위로 달리고 있던
위베가 도착지 10km를 남겨두고 깊은 모래 피스트를 튀어 올라 나무에
걸리며 처참한 사고를 당했다.
우리가 지나가는 피스트에는 그의 피가 얼룩져 있었고 구급 헬기가
부상 응급처치를 한후 들것에 실어 옮겨 가고 있었다.
내일이 끝나면 그가 황금의 평생이 될 것을 놓친 것보다 그의 예술적 경지의
스피드를 이제 다시 볼 수없게 되는 것이 못내 안타까울 것이다.
TV에서 가끔 보아온 그의 환상적인 질주는 고개를 절로 젓게 만드는
친구였는데 아깝다. 그리고 이 파리 다카르경주는 완주에 최고의 역점을 두는 경주 이기 때문에 아무리 경주 채점시간이 다른 주자들 보다 짧다해도 완주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된다.
340km. 멀리 생루이 해안이 보인다.
초가을 같은 날씨에 넓은 강폭이 바다로 내 닫고 있고 그 사이에 여러개의
작은 섬이 종려수에 싸여 생루이는 한폭 그림같이 세네갈 강과 아프리카
서해안을 낀 도시다.
역사를 아는 누가 저 도시를 아름답다 하겠는가?
아프리카 서해안 모든 해안마을에 한날 하느님을 믿는다는 성경을 든
이상한 짐승들이 유럽에서 배를 타고 몰려와 자연에 순종하며 가장
인간답게 사는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어 쇠사슬에 꿰어 델고 갔다.
사람을 저들을 돕는 가축기능의 노예로 만들어 저들의 도구로 만든 것이다.
본래 내가 주인인 내게 물어 보지도 않고 사람 몸과 인권을 강도질하여
그들의 배로 끌고가 십자가를 든 기독교식 축복을 내리고 그네들의 재산으로
일억명을 등재시켰다.
천년이 넘도록 하느님께 기도를 하고 응답을 받아 산다는 유럽에서 이 해안으로
인간 강도질을 온 그 자들은 누구일까? 아직도 우리 역사는 강자의 역사로
아직 유럽과 미국,그들이 강자이기에 아무도 일컬어 단죄를 못하고 있다.
한맺힌 삼백년 동안 끌고가 노예로 만든 인간이 1억명이고 사하라로,이곳
노예해안으로 끌고가다 죽인 무구한 사람 또한 일억명이나 된다.
저 아름답고 슬픈 해안 도시 곳곳에, 내륙에서 강도질해온 인간을 철장에
가두어 두었다 배에 가득 싣고 가면 큰 돈이 되어 그래서 지금도 지도에는 이곳을 황금해안이라 표기하고있다.
아멘,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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