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픽션 죽음의 랠리
대서양에 지다
맑고 푸름
오후3시. 피기 터지는 대 접전이 붙고있다.
이제야 세상으로 나와 하늘도 물도 사람도 보이는 곳에서 자동차 경주를 하는
모습들이다.
해안으로 난 수십 킬로미터의 백사장위에서 펼쳐지는 속도전은 장관이다.
모래사막에 차가 빠져 시속 10km도 못가던 넘들이 언제 그랬는 양 모두가
일초가 아까운듯 서슬이 시퍼렇게 독이 올라 달리고 있다.
350km. 숲길 옆 경사 심한 모래 둔덕을 넘다 차 두대가 전복되어 있다.
"그래 카메라 든 넘들이 저쪽 숲에 숨어 있더라니...ㅉㅉ"
시모나가 혀를 차며 내게 조심하란다.
얄미운 사진 기자 놈들은 경주 코스의 가장 지형이 험하거나 파일럿들이
코스 파악을 실수 할 수있는 묘한 장소에 숨어서 우리들이 겪을 불행을
기다리고 있는 놈들이다.
얄밉기 거지 없는 놈들이다. 하지만 그 짓하는 것이 놈들 직업이니...
어쩌겠나.
오후 4시40분.주자가 또 넘어져 헬기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처음에는 충격도 받고 염려도 되었으나 이제는 일상사처럼 사고를 보아와
시모나와 나는 이제 그 모습을 보고 서로 눈으로 쳐다 보는 것으로 그 곳을
지나쳐 버린다.그 만큼 무감각해 져 버렸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이제 이틀 후면 최종 도착점인데 그 주자들이
동료로써 안타깝다.
일반 랠리경주는 사람사는 세상 부근에서 하기에 사고는 다반사지만
이 경주처럼 많지않고 응급구조나 병원이송등,모든 것이 쉽다.
나는 이 경주가 끝났을 때 나 자신도 경악하고 말았다.
매일 이 현장에서 보아온 일이지만,다친 사람이 2백명이 넘고 죽은 사람이
일곱명이 었다.
스포츠에 초연하던 바티칸 교항 쟝폴2세가 이례적으로 나서 이 대회는
인명을 너무 많이 살상하는 "비 인간적 스포츠"라 공식적으로 기자회견까지
했다. 앞으로 이 경주의 행방이 가름될 만한 일이다.
490KM. 해안이 끝나고 산길로 접어 들어섰다.
수십KM의 해안선 모래위에서의 속도 접전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들은 산이나
들판을 가로 질러 다음 다시 해안마을을 지나 다시 접전이 시작된다.
미안하기도 하고,성가신 것은 해안쪽 날아 가듯 지나는 곳곳에 왜 그리 사람이
많이 나와 있는지... 이번 대회동안 토착민들도 우리들 차에 여럿 다쳤다.
오후 6시48분.마지막 체크 포인트 통과.
도착지에는 상상 할 수없을 만큼의 구경 인파가 나와 있었다.
도착하는 우리들의 차가 속도를 가지고 들이 닥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
열광적인 관중들이다.
나는 아슬 아슬하게 비껴 주지않는 군중들 사이를 빠져나와 곧장 친구인
빠스칼의 집으로 갔다.
군중들 속을 빠져나온 마을 어귀에 그는 이미 마중을 나와 있었고 반갑게
우리를 맞아 주었다.
아마추어 무선사(HAM)인 그는 이미우리들에 관한 생생한 뉴스들을 더 많이
알고 있었다.
키가 하도 크 작은 비행기에 들어가 앉을 수있으까 의문이 들 정도인데,그는
이곳 대통령 전용 비행기 파일럿인 프랑스인이다.
그의 집에 도착하자 말자 곧장 나는 목욕실로가 사람답게 목욕부터 했다.
목욕 가운을 걸친채 빠스칼이 내 주는 얼음 가득한 진 토닉 한잔을 들고 나니
내 몸은 테라스 앞쪽의 대서양 어디메로 천근처럼 갈아 앉고 있었다.
"...으-악,내가 아직 살아 있구나....!"
나는 문명세상을 처음 나온 것처럼 들뜨있었고,그 안락함이란... 일관성없이
무턱대고 비방해 온 우리의 물질문명에 감탄하고 있었다.
식탁에는 엄청나게 큰 도미(80-90cm)와 알자스 지방산 내가 좋아하는
리슬링 백포도주가 차갑게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넒은 거실에서 울리는
라벨의 볼레로 음률은 이미 진토닉으로 콩당거리는 내 심장을 멎게 하려하였다.
아마 놀부가 동생집에 초대 받아 화초장을 얻었을 때 이 기분이었을까.
우리 대사관이 빠스칼 집 지척에 있었으나, 오늘은 그런 공폐,기칠 일없다.
조회 : 6,7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