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는 지옥으로 부터의 탈출에 성공하다!
사하라 횡단의 끝...
그리운 대서양
1월 19일.황사현상 계속
Special stage,아타르-누아디부 571km
차 일반점검 OK 연료 280L Full tank
출발 직전 브리핑에서 대회 본부장 질베르의 염려가 크다.
너무나 많은 숫자의 팀들이 사고,조난등으로 낙오 된 것에 모두가
침울해 진채 조심,또 조심하라는 부탁뿐이다.
브리핑 장소 옆으로 밤을 세워 이제 도착하고 있는 차들이 여럿이다.
저네들은 연료와 비상식품만 공급받고 바로 출발해야 한다.
0 km 나침판 270도 방향 대서양
오늘 구간중 500km가 완전한 모래 사막이다.
서울에서 부산보다 훨씬 먼 거리가 전부 길 없는 모래밭이다.
많은 차들이 모래에 뭍힐 것이 불보듯하다.
모래에 빠져 차 하부가 닿으면 경주는 끝이다.
아무도 그 차를 건져 줄 수없다.차가 멈추기만 해도 다시 출발하다
빠져 버릴 수있는 아슬한 모래위에서 빠진 차를 줄을 걸고
건져 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자기 팀의 8톤,12톤짜리 정비팀 트럭이 경주차를 끌어내려다 트럭까지
모래에 빠지는 것을 몇번 보았다.
이 지옥의 모래밭에서 경주차가 빠지면 모래에 빠졌다는
그 이유 하나로 경주를 포기해야 한다.
그때는 억센 사나이 중의 사나이들인 그들도 운다...소리까지 내며.
차에서 비상식량과 봇짐을 챙겨나와 모래판에 나와 앉아 있다 지나가는
우리에게 조난신고를 해 달라는 X자 표시를 두 팔로 해 보인다.
그러면 우리는 그 장소를 Check-Point나 도착지에서 알려주면 구조차나
헬리콥터가 그들을 찿아 오는데,운 나쁘면 며칠씩도 걸린다.
더 기분 나쁜 것은 주자들이 구조되어 떠난 하루뒤 그 차에 찾아가 보면
그 멋진 비싼차는 해골만 남아 있는 것이다.
뚜아렉이라는 이 사하라 변방에 사는 본래 도둑,강도등 노략질로 살아온
사람들이 차의 모든 것을 드라이브 하나로 해체해 간다.
심지어 우리 주자중 한팀은 차 수리를 위해 한 두시간 차를 두고 인근
마을에 갔다 오니 차가 해골로 변해 있은 적도 있었다.허참...
235km.가도 가도 끝없는 모래 모래...아무 것도 없다.
천지는 황사로 붉고 차 부근 지표로 깔리는 뱀을 닮은 모래바람은
시계를 몹시 좁히고 있다.
차체를 때리는 모래 소리가 깨 볶는 소리를 낸다.
모리타니아 트리플 마의 코스는 돌더미와 모래늪 자국 자국마다
사람을 신들 신들 미치게 하더니 오늘은 나를 한없이 겁을 주고 있다.
이 사막은 내 차를 잡아 먹을 만반의 준비를 하고,개미 핧기처럼 언제든 늪에 걸려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다.
에-라...그래도 나는 간다..
죽어도 대서양 바다까지는 가서 바다나 한번 보고 죽자구나,최종림임마...
수만년을 말리며 무의미하게 타고있는 사하라의 긴긴 해를 바라며
서쪽으로 서쪽으로 한땀씩 옮겨 온 눈물겨운 내 얼굴에 서리는
욕망의 가련함을 보아 하느님도 차마 교회에만 계시지 않으리라...
423km.무서운 졸음이 달겨 들고 있다.
로드 북에도,눈앞 에도 하늘과 사막뿐 아무것도 없으니 로드북을 볼
필요도 없다.
시모나와 나는 조수석에서 30분씩 자기로 하고 차를 세우지 않은 체
서커스하듯 아슬 아슬하게 운전석 바꾸기를 하며 기절같은 단잠을 잤다.
주자로서 답지 않은,상상 할 수없는 짓거리다.
565km.멀리 섬이 보이지 않는 바다가 보인다.
분명히 그것은 여태 내가 보아 온 신기루의 바다가 아닌 정영 바다였다.
"대서양이다...대서양이다!"
우리는 구명 파이프를 두들기고 경적을 울리며 고함을 질렀다.
횡단 2만리...나침판 270도,이글거리며 타는 적도의 태양을
속절없이 해바라기를 하며 정서쪽을 달려온 나날들...
모래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동료 주자들... 지척까지와 이 바다를
보지 못하고 쓰러져 간 그네들이 아깝다.
나는 익고 짖무른 몰골의 얼굴을 하염없이 손으로 스르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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