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몇마리뿐...사바나 원주민의 삶은 피페하기 이를 때없었다.
지옥의 자동차경주 16일
오늘 Special stage 590km.톰북투-네마,총주파9,385km
7시 기상.마지막 남은 방화복을 새것으로 갈아 입었다.
2만리를 달려오며 모래바람에 반이나 닳아 버린 태극기를
니아메 대사관에서 준 새 태극기로 누더기로 변한 차 앞에 달았다.
낡은 태극기는 태워 버리려다 곱게 접어 품 안에 넣었다.
잠시 아침 정기가 새롭다.
심신은 이미 한계에 와 있고,기름떼와 햇볕에 익어 껍질이 두번째나
벗겨진 얼굴은 밤마다 사막 모기에 물려 사람꼴이 아니다.
잘못 먹은 음식으로 이질 기운이 있고,폐에 가득한 먼지,햇볕에 익은
화상등 이것만으로도 빠리에 있다면 병원에 실려 가고도 남을 몸상태다.
하지만 나는 가다 죽기로 하고 모리타니아 사막을 넘기로 했다.
가다 넘어져 부서지는 날이 오면...
사하라 모래처럼 훌훌히 흩어져 버리면 될 것을,
가면 될 것을, 살아 있는 한 포기 않기로 결심하고 차에 올랐다.
88.80km 폭이 십리도 넘게 흩어져 같은 방향으로 모든 주자들이
달려가고 있다.
마치 금덩이라도 찾으려 가는 듯이 말이다.장관이다.
이 경주는 상도 상금도 없다.
113km 긴 모래산이 근심덩어리로 차창앞을 가린다.
또 한판 만만찮은 승부를 걸어야 할 것같다.
구릉을 오르다 정상까지 다 오르지 못하고 1미터라도 오르막을 남기고
차가 멈추면 다시 거꾸로 내려와 속도를 붙여 다시 공격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뺀 타이어의 바람을 더 빼내어 공기압을 낮추었다.
이미 압력계는 모래가 들어가 사용불능이다.
시모나는 하나,둘,셋하며 소리내어 셈을 하고 나는 그가 열을 셀 때까지
공기 구멍을 열고있다 막는 일로 네 타이의 공기압을 뺐다.
모래 지표와 접지 면적을 최대한 높여 마찰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330km.종일 샘 두개와 나무 몇그루 그리고 날개폭이 2미터가 넘는
독수리 한마리만 봤을 뿐,흩어져간 차들도 보이지 않는다.
졸음이 몰려 온다.시모나도 졸고 있다.
간밤,차 정비를 새벽까지 했으니 탓 할 일이아니다.
390km.바시쿠누 마을로 가는 방향을 잃었다.
태양은 초원의 모든 걸 말리고 있다.간신히 살아 있는 숨결속 물기까지
말릴 것처럼 덥다.
신경질이 절로 났다.
"...에이 멍청아,잠깨...마누라 시집가는 꿈꾸냐..."
나의 고함소리에 시모나는 놀라 한 쪽 눈만 빤히 뜨고 머리를 흔들며
나를 올려다 보았다.
"...얄미운 놈...도마뱀같이..."
초원을 한시간째 헤매다 외딴 곳에 천막을 치고 사는 원주민을 만났다.
작은 천막속에서 가족들이 우리를 신기하듯 내다 보고 있었다.
그들은 몇마리 염소 외에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피페한 그네들 사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레이션과 비상 통조림,초커렛,우유를
그네들에게 다 주었다.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어린아이는 턱밑에 심한 화상을 입고 괴로운 듯
치쳐 울고 있었다.
아이 턱 밑에 진흙이 발려져 있었다.
나는 없는 시간을 욕으로 중얼거리며 차의 뒷짐을 풀어내어 비상약을
꺼냈다.소독수와 바르는 연고,먹는 약을 주었다.하늘의 태양을 가르키며
해가 한바퀴 돌 동안 세번 먹이라는 흉내를, 마누라를 둘 가진
아이의 아버지는 한참 후에야 알아 들었다.
가므잡잡한 또 다른 아이를 안고 있는 좀 더 젊은 여인은 남루한
얼굴 가리게로 애써 얼굴을 감싸 숨기려는 양이 예쁜 얼굴이었다.
나는 그 원주민이 가르켜 주는 방향으로 급히 달아나며 시모나에게
소리쳤다.
"...엇,제기랄...임마,우리보다 낫지 뭐니...젊은 마누라를 둘이나
데리고 사니 말이다..."
시모나가 입을 풍선처럼 부풀렸다 터트리며 양팔을 벌리며 소리쳤다.
"...야 저사람들 텐트가 하나밖에 없던데...밤에는 양팔베개 해 주며
같이 자겠지...?" '.........'
...헐...인심 좋으신 이슬람의 하느님,우린 하나도 벅찬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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