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피스트를 잃고 모래보다 힘던 니제르평원을 위험한 직진으로 탈출. 사진2)3륜 twosome팀,이날 그들은 아깝게 사고로 리타이어 됐다.
사하라 일기(열이틀째날 후편)
열풍,모래바람.
길을 잃은 나와 시모나는 두려움에 아무말 없이 서로를 쳐다 보지도않고
아무 흔적도 찾을 수없는 초원을 내달리고만 있다.
로드 북(Road book)읽기도 포기했다.로드 북 안내를 벗어난 곳에서는
로드 북도 무용지물일 뿐이었다. 갓떼-믓...마다...
나는 가끔씩 숨통 터지는 고함만 차 안이 울리도록 질러댈 뿐...
시모나는 얇은 실눈으로,살며시 옆눈으로 얄밉게 내 눈치를 살필뿐
계속 앞으로 속도도 내지 못하고 나아가고 있었다.
...야...우리 지금 거꾸로 가고 있는 것아냐...디아블(악마같은)...?
시모나는 어깨를 덜썩하며 주둥이만 삐죽내어보이고 말이 없다.
"....불-캉(아주 나쁜 욕,해석포기)...이디 엇(바보,멍청이)..."
"...참 지독한 욕도 많이 안다...염병 할..."더디어 시모나가 말문을 텄다.
"넌 임마 프랑스놈들보다 더 나쁜 놈이야...뭔 욕을...욕만 배웠냐...?"
"얌마...악쎌러레이터나 밟어,임마 잔말 말구...이게 가는 거냐?"
시모나는 방향을 잃고 하는 운전에다,내 산만한 욕에 속도가 시속60km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시모나와 핸들을 바꾸고 30분쯤 지났을때 시모나가 마치 땅냄새라도 맡듯
컹컹거리며 멀리 앞에 나타난 큰나무 한그루와 로드북을 번갈아 보았다.
...야...피스트야..피스트...우리가 맞았어....!
소금실은 낙타대상과 반대쪽으로 달아나는 2륜,4륜 주자들.
로드북에 나와있는 198km지점. 큰고목이 나타나며 차들이 지나간 흔적들이
나타났다.시모나는 비상 망치로 생명 바(차 안에 둘러쳐진 구명파이프)를
두들기며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우리들 차 주행계기는 320km였다.약 120km를 헤맨 것이다.
216km. 모래 피스트를 돌다 차의 엉덩이가 또 나무에 부딪쳤다.
시모나가 실눈으로 나를 째려 보았다.
...괜찮아...못쓸 여자야...버릴 여자말이야(불어는 명사에 성<sex>이
있고, 차는 여성으로 그 여자라고도 할 수있음)...
308.30km. 종일 달리며 우리가 유일하게 하는 인간행위는
오줌 누는 그 일뿐이다.그리고,그 시간만이 유일하게 허리를 펴 보는
기분 좋은 순간이다.
평원의 낮은 암석층으로 올라서 우린 차에서 내렸다.놀랄 일이다!
볼일을 보고 있는 발아래 돌들이 조개였다.
눈을 의심하며 주워보니 대부분 돌조각의 형체가 완전한 대합조개,고동,
빗살무늬 조개,불가사리,성게들이 아닌가.
조개하나를 짚어 들었더니 묵직한 돌이였다.
놀라움에 나는 잠시 암석층에 붙어 그것들을 줍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수억년 전 태고로 날아가
바람이 맑은 바닷가에서 조개줍는 화석인의 꿈을...
인간 삶은 물론,우리가 가진 수천년 역사가
이 화석밭에서는 무색해 졌다.
...아하,미국도 중국도 그리고 우리나라 경주불국사도
한번은 바다로 내려가 버리고 말겠구나!이 사하라가
옛날에 바다 밑이였듯이...
언젠가 내가 미케네 무명권인 크레타 섬 정상에서 조개화석을 주웠을때의
감회는 아무 것도 아니였다.그곳은 활화산지대로 섬이 꺼지고
바다 밑이 튀어 오를 수있겠지만,이 아프리카 대륙 중심부
사하라 사막 남쪽이 바다였다니...
나의 이런 감회는 멀리 후미에서 검은 연기를 내 뿜으며 불타고 있는
차가 눈에 띄면서 사라져 버렸다.
가자...!
PM 6시 51분.친 타바라덴 마을 체크 포인트 통과.
모래판에는 수백명의 토인들이 몰려와 도착하는 우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들의 차림새를 보니 마음이 안타까워옴을 어쩔 수 없었다.
신발 신은 사람은 몇없고,옷을 온전히 입은 자는 군인밖에 없었다.
쌍둥이같은 아이를 서너명씩 데리고 흙먼지판에 앉아 있는 여인들,
아이들은 아예 눈과 코에 붙은 수십마리의 파리 떼를 쫓는걸 포기하고
같이 다니고 있었다.
이 모든 내 눈앞의 것들을 아프리카 전통적 삶의 형태라고 봐주기에는
억지감이 간다.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문명속에 사는 우리들의 사치스러운 단어일 뿐이다.
...이곳은 우리가 사는 곳보다 훨씬 맑고 깨끗하다.
넓은 초원과 사막이 그러하고, 특히 밤은 천배나 맑고 아름답다.
오늘은 하늘 수박밭사이에 자리를 폈다.
침낭 속에 드니 마침 보름달,지친 심신이건만
잠을 이룰 수 없누나.
여윈 얼굴의 골을 타고 넘쳐 내리는 달빛을랑
바람이 설레여 걷어 갈 때마다
다시 뜨이는 눈....
"달이 부시누나,"
이편에 하늘 수박들이 달빛에 밀려
등 너머로 막- 굴러가고 있다.
모래에 빠져 차 하부가 닿으면 그것으로 경주는 끝이다,많은 주자들이 저 붉은 모래에 차를 사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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