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들의 구간 마지막 질주....멀리 생명의강 니제르 강이 보인다.사막에서의 강물은 신기했다.
(전편에서 계속..전략)
어스럼 밤이 오고있었다.
시모나의 친구 집은 거리 쪽으로 난 문을 통과하니 안으로 여러 채의 토담집이 붙어있었고
여러 사람이 모여 그곳에는 대가족이 살고 있었다.
달빛이 붉은 토담벽을 비껴 내리고,그 안쪽으로 난 마당에는 아낙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흙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 있었다.
우리가 마당으로 들어서자 아낙들은 은은하게 부르던 노래를 멎고
웬 동양인의 얼굴에 놀란양 밤빛에 나를 더 자세히 훔쳐 보았다.그러면서 그네들은
야뽀네...(일본사람) 기네지...(중국사람)라고 수근데며 키덕거리며 웃었다.
나는 웃어며 그들에게로 다가가 손가락을 가로저으며'...No...non...저 수이 꼬레앙 이라
몇번 일러주어도 "꼬레...? 꼬레앙...?이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한국을 모르는 것같다.
시모나의 친구라는 사람은 칠순 노인으로 몸져 누워 있었다.
우리는 컴컴한 그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퀘퀘한 냄새가 마음을 더 무겁게 했다.
몸 져누워 있던던 노인이 자리에서 힘들게 일어나자 시모나는 얼른 그의 몸을 부축하여 앉히며
"...아이코 모하마드...왜 이래...응...바보같이 아프긴..."
못된놈.....시모나는 나이 많은 그 노인네를 아이다루듯 하며 말을 놓는 것이아닌가...?
병색으로 검은 그림자가 얼굴에 가득한 노인네는 애써 웃으려하며 우리를 바라봤다.
"이놈은 경주 짝꿍 한국사람이야...기내지(중국사람)처럼 노란놈이야...히히"
나는 시모나가 정말 못된 놈으로 한방 쥐어 박고 싶었으나, 나도 애를 써 웃는 얼굴로
노인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얄미운 놈...조금전 시장판에서 그렇게 깍쟁이로 불쌍한 장삿꾼들에게 값을 깍아 대던놈이
그의 친구라는 노인네에게는 기생같은 목소리로 얼리고 껴안고...
그리고 가지고 온 새옷들과 귀한 항생제등의 약품을 몽땅 내어놓는 것이 아닌가.
약을 먹는 요령과 적용 병을 하나 하나 애기하고 혹 노인네가 못 알아들었을라 또 고함 고함을 치며
용법을 알려 주었다.나도 가져 간 우황청심환을 다 내어 놓았다.
"모하메드...야...너 죽지마...응 ..."
"다음에 올 때까지 꼭 살아 있어야 해...알았지...너..."
아쉬운 작별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달빛아래서 아직 마당에 있던 아낙들의 노래가 들렸다.
아주 단순한 가락의 노래를 한 아낙이 선창을 하고 나면 남은 아낙네들이 후창해 가며 부르고 있었다.
옛날 우리 할머니들이 아이를 앞섶에 안고 몸을 흔들며 부르던 구성진 그런 노래 가락과 똑 같았다.
나는 그가 하- 기특하여, 얄밉던 마음도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그날 호텔에서 구운 양고기 다리와 맥주로 시모나에게 저녁을 초대했다.
먼지로 저며진 입 속으로 호사를 다한 음식과 술로 풍성해 졌을 무렵, 웬 사람이 다가 와 인사를 했다.
낮부터 호텔에서 설치던 새까맣고 말쑥한 옷을 입은 친구였는데, 식사 테이블에 다가와 넙죽 절을 했다.
그것도 우리 식으로…! 자기는 경찰이란다. 의젖이 내민 명함을 보니, 그것도 정보 경찰 요원이었다.
아하! 그래서 오늘 낮에도 호텔 종업원들이 이 친구 앞에서 모두들 기를 못 펴고 있었구나.
나는 좀 불편한 표정으로 “웬일이오?”
하고 물었더니, 자기는 태권도 파란 띠인데 니아메이(니제르 수도) 자기 사범님이 최 아무개라며,
오늘 낮부터 한국 태극기를 몸에 붙인 나를 유심히 보았는데 정작 내게 인사 할 기회를 못 찾았단다.
깨끗한 불어를 구사하는 놈의 말씨 조차도 거쓸렸던 그가 갑짜기 형제처럼 예쁘보였다.
오늘 종일, 멀리서 나의 일거일동을 지켜본 이 친구에게 상당히 성가신 기분이 들었는데...
듣고 보니 기분 좋은 일 아닌가...? 이 먼 데까지 우리 태권도가 와 있다니…
혹시 내 소식 듣고 온 북한 대사관,그런 놈이 아닌가 염려하여 몸을 사리고 있은 터이였는데 말이다.
나는 그를 테이블에 오게하여 또 맥주와 양고기를 한껏 시켰다.
그는 다음날 내가 떠날 때까지, 호텔에 머문 우리 일행과 대회 조직 임원들을 위해
그의 아래 사람들과 함께 온 힘을 다해 모든 편의를 봐주었다. 고마웠다.
떠나오면서 나는 그의 땀 베인 검은 뺨에 입 맞춤을 해 주었다....아디오 사스...!
경주 구간에서의 사고선수는 헬리콥터로 수송해와 구간 마지막 체크 포인트가 있는 비박 장소에서 응급 수술을 하여
응급 환자 수송기로 유럽 자기나라로 후송된다. 세계에 몇대없는 이 SOS 응급 수송기 3대가 상주하다싶이...그만치 사상자가 많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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