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운전자들의 차•도로 사용법이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운전 성격도 다르다.
우리 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야간 주행 습관이 많이 다르다.
그 중 몇 가지는 차의 주행 안전을 위해 고치는 것이 바람직한 것들도 있다.
야간 주행뿐 아니라 모든 특수 여건(눈, 비, 안개 등) 속을 주행할 때 차폭등이나 전조등을
아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먹구름이 낮게 끼고 하늘이 어두워지면 차폭등 정도는 낮에도 켜도록 권하고 싶다.
일단 해가 기울고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망설이지 말고 차폭등을 켜야 한다.
남이 아직 켜지 않았으니까 하고 남이 켤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남보다 먼저 차폭등과 전조등을 켜는 습관은 안전을 위하여 좋다.
자동차 사고율이 낮은 북구의 나라들 중에는 차의 시동을 걸면 무조건 전조등이 켜지도록 한 곳도 있는데 나는 그들의 차 사용법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대낮에도 전조등을 켜 주행한다는 것은 차의 생리에 아무런 영향도 없을 뿐 아니라
확실히 많은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초보 운전은 물론이고 고급 운전 기술로 갈수록 중요한 것이 시야의 공간 확보와 공간 확인,
그리고 공간 사용의 3단계를 능란하게 구사하는 것이겠다.
끊임 없이 위의 행위를 되풀이 해야 하는 다른 운전자에게도 자신의 위치를
보다 확실하게 잘 알려준다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 운전자들이 야간에 어디에서나 차가 멈추면 전조등을 끄는 것,
완전히 어두워져야 차폭등을 켜는 습관은 반드시 고쳐야 하겠다.
옛날 우리 나라 모든 도시에서는 교차로 신호등에서 전조등을 끄는 습관이 있었다.
나는 주야로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그러면 안된다고, 불을 켠 채 교차로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고
외로이 외치고 다닌 적이 있었다. 그 촌스러움이 없어진 지금.... 자랑한다면 나의 작은 공적이다.
야간 운전을 조종 기술에서 특수 운전으로 보는 것은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시야 확보가
전조등이 비치는 공간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야간에 일반 차의 전조등에 의해 확보된 시야 공간만 가지고 시속 70km 이상의 속도 운전을 한다면 모든 종류의 사고를 다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는 것이 된다.
곧, 위험한 사고를 감수하고 하는 그런 운전은 자동차 경주에서나 구사하는 공격 운전이 되는 것이다.
시야 확보가 되지 않은 공간에서의 공격 운전은 생명을 자신의 운전 기량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물리적 상황(공간 상태)에 맡기는 것이 된다.
길 위에 큰 장애물이 굴러 나와 있거나 맨홀 뚜껑이 벗겨져 있는 등 깊은 구멍이 있는 노면에
아무런 대응력을 가질 수 없는 운전인 것이다.
야간 주행 시 이 길은 고속도로이니까 큰 장애물이나 노면 이상은 없겠지,
아니면 이 길은 지금 내 앞에 다른 차가 달리고 있으니까 괜찮겠지 하는 추측 운전을 해서는 아니된다.
특히 우리 나라의 현재 차선의 휘도와 시인성이 구미 선진국보다 훨씬 어둡기 때문에
야간이나 비오는 날은 정말 조심해야 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차선 시야를 확보하지 못해 일년에 천명 정도 길 밖으로 나가버리는
이 현실에 분개하여 나는 지금 감사원에, 돈이 없어 선명한 차선을 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토해양부와 경찰청을 고발하고 있는 중이다.
세계 최고의 도로를 만들고 있는 우리가 차선 페인트 값이 비싸
저질 싸구려 페인트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 공무원들이 밉다.
나는 이 외로운 싸움이 하루 빨리 끝나 우리 운전자도 선진국 운전자들처럼 야간이나 비오는 날에도
확실히 잘 보이는 차선을 가질 수 있도록 바라며 여러분의 성원도 기대하는 바이다.
아무튼 잘 하는 운전자일수록 시야가 공간확보를 확안한 만큼의 속도를 사용하는 일이다.
또한 야간 운전자의 사각지대는 밤이 오면 거울 속 자기 얼굴이 더 예쁘 보이듯
자기 상태를 과대 평가하고 싶은 인간의 밤 심성에서 시작된다.
아침은 인간에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용기를 생기게 한다면,
밤은 확실히 우리에게 감성과 상상력으로부터 나오는 상당한 용기를 생기게 한다.
운전자에게 시간적으로 나타나는 그러한 인간적 능력은 바뀌어도
도로 상태는 운전자의 능력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운전자의 용기와 능력에 역행하여, 보이지 않는 만큼 장애물은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이 야간 도로이다.
야간 사고율이 높은 이유는 위의 예들로 익히 짐작할 수 있지만
그 어이 없음과 치명성은 참으로 애석한 것들이다.
대부분의 야간 주행 사고의 운전자들은 대낮처럼 환히 잘 보이기만 하였어도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재미있는 사실이다.
또 시야가 낮보다 심히 좁아졌는데도 속도에 자신이 더 생기는 포유류 인간의
밤을 향한 비범성(?)이 운전에서는 큰 맹점임을 고급 운전자들은 익히 알아야 하겠다.
이러한 모든 운전 심리를 우리 나라 운전자에게도 가르칠 수 있는 자동차 파일럿 학교가 생겼으면 한다.
몇 백 명의 전문 인력만 키우면 한 나라의 그 분야 문화를 이끌어져 갈 수 있는데도,
대학마다 전문 학과를 두고 남아도는 전문인을 키우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데에 비하면
이천만 운전자들을 위한 전문 학교 하나 없다는 것은 대단한 아이러니이다.
최고의 도로를 건설해놓고 가장 값싼 페인트로 차선을 그리는 우리의 지금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소비자에게 자동차를 판 이익 중 천문학적 숫자의 돈을 자동차의 새로운 판매 선전에
투자하는 정성 일부를 소비자 생명 보호 차원의 안전 운전 기술 개발을 위한 안전 조종 학교 하나쯤은 우리 자동차 회사들이 각 지방에 하나씩 만들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연휴 3-4일 동안 교통 사고로 죽은 보다 많은 수의 우리 국민의 생명은
이라크에서 일년동안 사망한 백여 명의 다국적군의 생명만큼이나 귀한 것임을
야간 주행편의 서두에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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